삶의 무게

일상 & 건강 & 이야기/세상이야기(잡답)

삶의 무게

카인드 2021. 1. 18. 05:0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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삶이란 무엇일까.

태어난 이후로 이런 질문을 던진 건 20대 후반쯤인 것 같다.

10대의 학교생활은 끔직할 정도로 힘들었다.

20대의 대학생활은 자유와 동시에 목표를 잃었다.

대학을 졸업하고나서는 내 삶의 방향을 지시해주는 사람은 없었다.

그동안 이래라 저래라 하던 사람들은 온대 간데없고 그냥 빨리 취업해라는 소리만 들렸다.

그 말에 나는 무작정 취업전선에 들어섰고 내 자신을 점점 잃어갔다.

자격증도 없었고 할 줄아는 것도 하나 없는 그동안의 세월을 그냥 날로 날려버린 사람이 되어버린 듯 어느 회사에서도 연락 한번 오지 않았고 면접을 가더라도 나에게 질문조차 오지 않았다.

그렇게 자신감과 자존감이 점점 깎여 내 삶이 점점 어떤 의미가 있는데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.

나라에서 정한 기준은 다 통과했다.

그런데 그다음은?

그럼 내 지난 시간은 허상이였나?

누군가가 정해놓은 길을 가다 보니 내가 정작 원하는 게 무엇이었는지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었었는지 조차 잊어버리게 된 나는 허무함에 점점 나 자신을 깎아내려갔다.

주변의 시선 툭툭 던지는 힘내라는 의미 없는 말들 집에서 듣는 뭐라도 해라라는 잔소리들 마음이 하루라도 편한 날이 없었다.

항상 초조하고 긴장된 삶 속에 하나같이 똑같은 이력서를 이런저런 회사에 마구 집어넣는 날들의 반복 내 삶은 어디로 간 걸까.

나는 예전에 행군을 할 때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. 내가 지금 힘들고 무겁게 느껴지는 군장의 무게는 내 아버지의 삶의 무게라고 아니 그이 상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버틴 적이 있다.

나는 그동안 누군가가 정해놓은 반듯한 길을 걸으며 나태해져 버린 것이 아닐까?

그 편한 길의 끝이 어떤 곳인지 모른 체 당장의 편한 길을 따라가다 보면 인생이 저절로 편안한 길로 인도되리라 생각한 것은 아닐까?

이렇게 또 스스로를 책망한다. 아무 의미 없는 그런 시간의 반복이 내 20대의 삶이었다.

어느덧 30대가 되지만 내 고민은 항상 난 뭘 좋아할까? 내가 좋아하는 것은 뭘까? 내 삶은 왜 이럴까? 등의 질문들로 머리가 꽉 차 있었다.

그러다 그냥 포기해버렸다.

이러면 어때 저러면 어때 어차피 시간이 흘러가듯 나 자신도 어디론가 흘러가겠지라고 시간에 내 삶을 던져버렸다.

그 시간의 흐름 속에서 아무것도 아닌 상태에서 마음을 비우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다.

나만의 삶이 없었다 생각했기에 어차피 시간이 지나 늙어 죽으면 그만이다. 

내 삶의 무게를 짊어지기도 전에 그 짐을 던져버렸다.

내겐 가족도 친구도 사회도 어찌 되든 상관없는 것이 되었다. 감정이란 것도 무뎌지기 시작했다.

웃음도 눈물도 없는 감정 없는 나무 조각이 되어간다.

아직 나는 내 삶을 모른다. 뭘 해야 할지도 모른다.

지금도 회사를 다니고 있지만 그냥 그날그날 해야 할 일을 할 뿐 회사는 회사일뿐이다.

내 시간을 주고 내 노동을 주고 그 대가로 돈을 받을 뿐 그곳의 사람들은 아무 관계없이 철저히 혼자인 삶을 살아간다.

지겹게 들어왔던 취미를 만들어보라는 말에 못 이기듯 취미를 만들어해 보아도 며칠 못 가고 만다.

내가 원한 게 아니기 때문이며 내가 좋아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.

내 삶을 시간에 던진 후에는 그냥 편하다는 말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그렇다.

스스로 고뇌하며 사람들의 말들에 상처 받는 날들보다는 지금 당장은 내 정신과 마음이 괴롭지는 않기에 앞으로도 이렇게 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.

인생은 행군이 아니다. 질 머진 짐이 많을수록 나 자신의 삶은 사라진다.

적당이 들고 다닐 수 있지만 챙기고 삶을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.

삶의 짐은 자신이 정하는 것이다.

내 삶의 짐을 버린 것처럼 모든 선택은 스스로가 한다.

어차피 결과는 알 수 없다는 것을 내 나이쯤 되면 다 알 것이다.

삶에 답이란 없고 마지노선도 없다. 그냥 정해진 길을 갈 수도 있고 자신이 길을 만들어 갈수도 있다.

어떤 선택을 하든 허무를 느낀다면 그냥 질 머지고 있는 고민거리들을 시간에 던져버리고 돌아가면 된다.

하루는 24시간이며 1년은 365일이다. 

긴 시간이다. 돌아보면 짧겠지만 앞을 내다보면 길다.

힘들면 그냥 돌아가면 도니다. 삶을 포기하기보다 무게를 견디기보다 그냥 그 무게를 좀 더 내려놓고 가볍게 다시 내 삶을 살면 되는 것이 아닐까?

삶의 무게는 선택사항일 뿐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.

감당할 만큼의 무게만을 짊어지고 살아가길 바랍니다.

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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